대개소쩍새는 밤에 울고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풀 뽑는 언덕에노오란 고들빼기꽃파고드는 벌 한 마리애닯게 우는 소쩍새야한가롭게 우는 뻐꾸기모두 한 목숨인 것을미친 듯 꿀 찾는 벌아간지럽다는 고들빼기꽃모두 한 목숨인 것을달 지고 해 뜨고비 오고 바람 불고우리 모두 함께 사는 곳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슬픔도 기쁨도왜 이리 찬란한가 - 삶 / 박경리 통영 미륵산 자락에 있는 박경리기념관 뜰에 이 시가 적힌 시비가 있었다. 작가가 생의 마지막에 쓴 시들에서는 소설에서 읽지 못하는 작가의 진솔한 마음을 만난다. 작가에게 다가가는 데는 소설보다 시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한 인생이 농축되어 있는 작가의 시에는 고운 영혼의 향기가 풍긴다. 그 향기는 내 마음으로도 스며들어 따스하게 위무해 준다. 작가의 시는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