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칠십까지 살아내기가 여의치 않았던 시절 그 나이라면 가르칠 일도 깨우칠 것도 없었겠다. 나이 오십에 하늘의 뜻을 다 알아차려야 한다 했으니 그 문턱 넘은 뒤로는 다만 제각기 붙은 자리에서 순서대로 순해지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귀가 순해지는 이순耳順에 앞서 쉰다섯 즈음엔 입이 순해지는 구순口順이어야 지당하고 귀와 입이 양순해진 다음에는 눈의 착함이 순서란 말이지 예순 다섯 안순眼順은 세상으로 향하는 눈이 너그러워질 때. 입과 귀와 눈이 일제히 말랑말랑해지면 좌뇌 우뇌 다 맑아져서 복장 또한 편해지겠거늘 아직도 주둥이는 달싹달싹 귓속은 가렵고 눈은 그렁그렁 찻잔 속 들여다보며 간장종지만 달그락대고 있으니. - 논어 새로 읽기 / 권순진 어제 읽기를 마쳤다. 무려 7년이 걸렸다. 를 다시 읽은 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