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34]

샌. 2019. 3. 31. 12:04

제나라 경공이 선생님의 대우에 대하여 말하기를 "계씨처럼 할 수 없고, 계씨와 맹씨의 중간으로 하지." 또 말하기를 "나도 늙었어. 쓰기가 힘들 거야." 선생님은 떠나 버렸다.

 

齊景公 待孔子 曰 若季氏 則吾不能 以季孟之間待之 曰 吾老矣 不能用也 孔子 行

 

- 微子 3

 

 

공자가 제나라에 가 있었던 때가 BC 517년, 공자 나이 35세였다. 아마 그때 일이 아닌가 싶다. 공자를 어느 수준으로 대우할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경공이 공자를 얻은 것을 기뻐했다. 그러나 당시 제나라의 실력자인 재상 안영이 공자의 등용을 반대했다. <사기> '공자세가'에 나오는 안영이 경공에게 간언한 말의 일부다.

 

"유자(儒者)는 입만 번지레할 뿐 본받을 만한 것이 없고, 속으로 거만하면서 겉으로 공손한 척하니 수하에서 부릴 수 없습니다. 또 상례(喪禮)를 너무 숭상하여 파산할 정도로 장례를 후하게 치르니 그런 것으로 사회 풍속을 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이곳저곳의 제후들에게 돌아다니면서 정치를 말하고 남의 물건으로 생활을 하니, 그런 것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인정을 받지 못하자 공자는 제나라를 떠났다. 당시에 공자를 중심으로 한 유가(儒家)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했는지 안영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그 뒤로 2천 년이 넘게 비슷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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