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혜는 재판관이 되었다가 세 번 쫓겨났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선생은 아직도 떠나실 판국이 아닌가요?" "도리를 꼿꼿이 세우면서 사람을 섬기면 어디를 간들 세 번 쫓겨나지 않을까! 도리를 굽혀가면서 사람을 섬기면 하필 고국을 떠날 것까지야 있나!"
柳下惠 爲士師 三黜 人曰 子未可以去乎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
- 微子 2
유하혜는 공자보다 150년 정도 앞선 시대를 산 노나라 사람이다. '위영공'편에도 현인으로 나온다. 공자와 제자들이 존경한 사람인 듯하다. 재판관이 되어서 세 번이나 쫓겨났다는 것은 그만큼 올곧은 처신 때문일 것이다. 그런 대우를 받을 바에야 왜 다른 나라로 떠나지 않는지 사람들이 물었다. '도리를 꼿꼿이 세우면서[直道]' 살면 어디 간들 쫓겨나지 않겠느냐고, 유하혜는 반문한다.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다. 세상이 혼탁해도 나는 내 길을 가면 된다. 내가 가는 길에 대한 정당성이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행동이다. 장소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