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35]

샌. 2019. 4. 11. 10:09

초나라 거짓 미치광이 접여가 노래부르며 선생님 곁을 지나가며 말하기를 "봉황새야! 봉황새야! 왜 그처럼 인품이 시들었노! 지난 일은 따질 것이 없고, 시방도 따르면 되지. 그만두구려! 요새 정치란 위태위태하구려!" 선생님이 수레에서 내려와 마주 이야기하여 보려고 한즉, 총총걸음으로 달아나 버리니, 마주 이야기해 볼 수가 없었다.

 

楚狂接與 歌而過孔子 曰 鳳兮 鳳兮 何德之衰 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 已而 已而 今之從政者殆而 孔子 下欲與之言 趨而避之 不得與之言

 

- 微子 4

 

 

미치광이 접여는 세상을 발로 걷어차버린 은둔자다. 도가(道家) 사상과 가까운 인물이니 당연히 유가(儒家)와는 각을 세운다. <장자>에도 접여 이야기가 나오는데 공자를 비판하고 심지어는 조롱까지 한다. <논어>에 등장하는 접여는 매우 순화되어 있다. 공자가 접여를 만나려고 했으나 아예 만나주지를 않았다. 세상과 정치를 보는 관점이 판이하니 대화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는 접여를 만나려고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공자의 일생이 그런 무모한 부딪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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