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와 함께 지내다 왔다. "요사이는 자주 내려오네"라며 옆집 친구가 반겼다. 내려가는 날은 출발할 때부터 비가 내리더니 고향이 가까워지니 거센 비바람으로 변했다. 고속도로를 버리고 일부러 죽령 옛길을 탔는데 도로 위는 떨어진 나뭇잎과 잔가지로 어수선했다. 한 곳에서는 나무가 넘어져 도로를 가로막아 갓길로 겨우 빠져나갈 수 있었다. 수십 년간 다닌 길이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바람을 동반한 비는 이틀 내내 내렸다. 고사리를 뜯으러 뒷밭에 갔다가 졸지에 잡초 제거 작업을 하게 되었다. 손을 안 본 밭은 망초가 무성했는데 비가 오고 난 뒤라 손쉽게 뽑히는 것이었다. 그 재미에 둘이서 한 마지기 밭을 정리했다.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안 하던 노동이어선지 온몸이 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