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사람은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 소련이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자기 뜻을 버리지 않고 몸을 더럽히지 않는 사람은 백이, 숙제일거야!" 유하혜와 소련을 평하여 말씀하시다. "자기 뜻을 버리고 몸을 더렵혔지만 말씨는 결(理)에 맞고 행동은 생각대로 맞아갔다는 그 점일 거야!" 우중와 이일을 평하여 말씀하시다. "숨어 살면서 함부로 지껄이되 처신이 깨끗하고, 그만두는 태도도 좋았지만 나는 그런 것과는 좀 다르다. 내게는 좋은 것도 없거니와 좋지 않은 것도 없다."
逸民 伯夷 叔齊 虞仲 夷逸 朱張 柳下惠 少連 子曰 不降其志 不辱其身 伯夷 叔齊與 謂柳下惠 少連 降志辱身矣 言中倫 行中慮 其斯而已矣 謂虞仲 夷逸 隱居放言 身中淸 廢中權 我則異於是 無可 無不可
- 微子 6
여기 나오는 일곱 사람은 백이와 숙제를 빼고는 잘 모르지만 모두 은자로 보인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버리고 목숨까지 바친 사람들이다. 공자는 각각의 인물평을 하는데, 핵심은 마지막 말에 있다. "내게는 좋은 것도 없거니와 좋지 않은 것도 없다[無可 無不可]." 때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고 불가능하기도 하다는 뜻이다. 은자들의 융통성 없는 고집과는 다르다. 유가(儒家)와 도가(道家)가 갈라서는 지점이다. 은둔은 어쩌면 내 한 몸의 안일과 자기만족을 위한 이기심인지 모른다. 공자는 진토(塵土)의 세상을 외면할 수 없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는 때에 맞는 처신이 필요하다. 시중(時中)의 정신과 상통한다. '무가 무불가[無可 無不可]', 공자의 이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세상을 버리기는 쉽지만 껴안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공자는 도가의 인물들보다 한 수 위인지 모른다. 나름의 좋은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자의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