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364

군자와 소인

군자(君子)란 유가(儒家)의 이상적인 인간형이다. 원래는 제후와 같은 정치 지도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공자에 의해 타인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고 한다. 반면에 소인(小人)은 글자 그대로 작은 사람이다. 자신의 몸, 이익, 소유에만 관심이 쏠려 다른 고차원의 영역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특별히 나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우리들 같은 현실적인 이기적 인간이 소인이다. 유학(儒學)의 본질은 스스로를 갈고 닦아서 군자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다. 에는 군자와 소인을 대비시키며 둘의 차이를 드러내는 구절이 여럿 있다. 신정근 선생이 풀이한 라는 책에서 그런 구절들을 찾아보았다. 이 책은 군자를 ‘자율적 인간’으로 옮긴 점이 특이했다. 우리는 지금 소인배들이 득실거리는 세상..

참살이의꿈 2010.09.06

알아야 면장을 하지

“알아야 면장을 하지.” 어렸을 때는 아버님이 면장을 하신 관계로 유독 이런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내 앞에서는 일부러 더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겸연쩍긴 하지만 같이 웃곤 한다. 그런데 어렸을 때는 물론 지금까지도 나는 ‘면장’을 면(面)이라는 행정 단위의 기관장을 뜻하는 면장(面長)으로 알고 있었다. 그 말을 썼던 사람들도 아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골의 면장(面長)이라도 하려면 뭔가 아는 게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알아야 면장을 하지’는 속담으로 올라 있는데, ‘어떤 일이든 그 일을 하려면 그것에 관련된 학식이나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나와 있다. 그런데 면장의 어원은 원래 다른 뜻이라는 걸 최근에 알았다. 면장은 면..

길위의단상 2010.06.14

공자의 인(仁)

노장의 도(道)에 비해 공자의 인(仁) 개념은 훨씬 구체적이다. 도가 궁극적 실재를 가리키는 사변적 개념이라면, 인은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의 사상 용어가 그렇듯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곤란하다. 붓다의 '자비'와 예수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논어(論語)에는 '인(仁)'이라는 단어가108 번이나 나온다고 한다. 그만큼 '인'은 공자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인을 무엇이라 정의하든 인에는 세상이나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다. 도나 자비보다도 훨씬 더 현실에 관한 관심이 짙다. 왕필(王弼)이 공자는 무위(無爲)를 완전히 알아서 체화하였기에 노자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다. 논어에서 '인'이 구체..

참살이의꿈 2008.12.24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

논어 ‘자로(子路)’편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子貢問曰 鄕人皆好之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은 어떠합니까?”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 “그러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은 어떠합니까?” “그 역시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 마을의 선(善)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마을의 불선(不善)한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만 같지 못하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누구에게나 칭찬을 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미워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라고 공자는 말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란 착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들은 미워하는 사람이란다. 누구에게나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다. 모두에게 인..

참살이의꿈 2008.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