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55]

샌. 2019. 9. 28. 10:15

숙손무숙이 조정에서 대부들과 이야기하기를 "자공은 중니보다 잘났다." 자복경백이 그대로 자공에게 알린즉, 자공이 말했다. "그것을 담장에다 비기면 내 담장은 어깨 남짓하여 집안의 좋은 점이 넘겨다보이지만, 선생님의 담장은 여러 길이 되는 까닭에 문을 찾아 들어가지 않으면 종묘의 아름다운 모습이며 많은 벼슬아치들이 우글우글한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문을 발견하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으니 그 분이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叔孫武叔 語大夫於朝曰 子貢賢於仲尼 子服景伯 以告子貢 子貢曰 譬之宮牆 賜之牆也 及肩 窺見室家之好 夫子之牆 數인 不得其門而入 不見宗廟之美 百官之富 得其門者 或寡矣 夫子之云 不亦宜乎

 

- 子張 17

 

 

자공의 비유가 뛰어나다. 자신은 담장이 낮은 집이라 안이 들여다보여 사람들이 감탄하지만, 스승은 담장이 높은 궁궐이라 그 안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찾을 수 사람이 얼마 되지 않으니 스승의 진면목을 아는 이가 적다는 요지다. 자공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 당시는 공자에 대한 평가가 지금과 달랐을 수 있다. 화려한 활동을 한 자공이 공자보다 더 뛰어나다고 인정받았을지 모른다. 실제 자공은 그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공자 제자 중에서 가장 출중한 제자였다. 그런데도 자공은 스승 앞에서 한없이 겸손하다. 이 점이 자공 인격의 가장 훌륭한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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