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54]

샌. 2019. 9. 20. 10:17

위나라 공손조가 자공더러 묻기를 "중니님은 어디서 배웠는가?" 자공이 말했다. "문, 무 두 왕의 교훈이 아직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남아 있습니다. 잘난 사람들은 그의 위대한 점을 기억하고 있으며, 보통 분들은 그의 자잘한 점을 기억하고 있으니, 모두가 문 무 두 왕의 교훈 아닌 것은 없습니다. 선생님은 어찌하여 배우지 않았을까마는, 어찌 한 사람만의 스승에게서 배웠겠습니까."

 

衛公孫朝 問於子貢曰 仲尼焉學 子貢曰 文武之道 未墜於地 在人 賢者識其大者 不賢者識其小者 莫不有文武之道焉 夫子焉不學 而亦何常師之有

 

- 子張 16

 

 

공자를 폄하하려는 사람이 당시에도 있었을 것이다. 공손조는 위나라의 대부인데 자공과도 가까운 사이였을 것이다. 공자가 어디서 배웠는가를 묻는다는 것은 공자의 현재 학문적 성취보다는 배움의 기초를 흔들어보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한 자공의 대답이 매우 훌륭하다. 문, 무 두 왕의 교훈이 아직 사람들 사이에 살아 있다. 그러니 굳이 한 사람의 스승만이겠는가. 모든 사람, 모든 현상이 다 스승이 아니겠는가. 정치적 수완과 언술이 뛰어난 자공답다. 당시는 춘추전국시대로 도(道)가 사라져가는 혼란의 시기였다. 그럼에도 자공은 똑똑한 사람이든 어리석은 사람이든 모든 사람들 속에 선현의 도가 살아남아 있다고 말한다. 도가 없어졌다고 한탄하기는 쉽지만 자공은 아니었다. 자공은 누구보다 공자의 가르침을 제대로 체득한 제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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