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공원을 만드는 공사가 시작되다

샌. 2022. 9. 9. 10:52

 

뒷산 동쪽 구역에 공원을 만드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넓이가 35만㎡나 되는 큰 공원이다. 그동안 시민의 휴식처가 없었는데 이제 제대로 된 공원이 생기는 셈이다. 공사 현장에 가 보니 산허리를 지나는 통행로가 나 있고, 시설이 들어설 부지 조성도 하고 있다.

 

자연 보존과 개발은 늘 딜레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만들자면 일정 부분 자연 훼손은 피할 길이 없다. 이 공원을 만드는 데도 수천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갈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지가 70%가 넘어서 새로 개발하는 곳은 대부분 산림 파괴를 수반한다. 나 역시 공원이 들어서는 것은 반기지만, 맨흙이 드러난 공사 현장을 보는 마음은 심란하다.

 

 

산 능선의 등산로도 사라졌다. 자주 쉬던 벤치가 전에 길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산 가운데로 진입하는 터널도 생긴다.

 

 

베어 낸 그루터기에서는 새싹이 돋아난다. 나 아직 살아있어요, 라고 외치는 것 같다.

 

 

군데군데 옛길이 조금씩 남아 있다.

 

 

일부 출입 통제로 산 속 쉼터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공사가 본격화하면 앞으로 전혀 산에 들 수가 없을 것이다. 내 발걸음도 이게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다.

 

 

공원에는 세 개의 테마 정원이 들어서는데 가칭 '가화원'은 그중 하나다. 공원의 대표 시설물은 미래문화관, 역사박물관, 글램핑장, 야외공연장 등이 있다.

 

앞으로 더 나이가 들면 편의시설을 갖춘 이런 공원 산책이 운동 겸 낙(樂)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원 준공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2025년이 되어야 개장할 것 같다.

 

 

나무가 사라지니 안 보이던 동네 조망이 열렸다. 산자락에 빌라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목현동이다.

 

 

조용하면서 산이 있는 데로 찾아왔는데 여기도 이젠 복잡해졌다. 다시 외곽으로 나가야 할까 보다고, 아내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공원이 가깝고, 병원이 가깝고, 목욕탕이 가깝고, 뭐 이런 것들을 따지면 여기에 눌러 있으면서 기다리는 편이 낫겠다. 한쪽 문이 열리면, 다른 쪽 문은 닫히는 법이다. 인생이 그런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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