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뒷산으로 쫓겨나다

샌. 2022. 9. 3. 14:12

이웃집 공사 소음이 심해서 뒷산으로 피난을 가다. 덕분에 오붓하게 초가을의 산길을 걷다. 계절이 변하니 산길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숲에는 늦은 매미들의 세레나데와 풀벌레들의 노랫소리가 나지막이 울려퍼진다. 한여름의 주체할 수 없는 생명력은 부드러워지면서 전체적으로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누군가가 산길을 따라 연이어 배수로를 만들어 놓았다. 다가올 태풍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강력한 태풍으로 예고된 태풍 '힘남노'가 6일 오전에 남해안에 상륙한다고 한다.

 

 

3일 오후 1시 현재 힘남노의 위성사진이다. 대만 동쪽 해상에 있다. 중심기압 940hPa, 최대풍속 48m/s인 매우 강한 태풍이다. 내일은 더 발달하여 중심기압이 920hPa까지 내려간다. 초강력 태풍으로 커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6일에는 950hPa로 예상하지만 이 정도만 되어도 사라나 매미를 능가하는 역대급이다.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여기서는 아직 태풍의 낌새를 느낄 수 없다.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다.

 

뒷산 반대편에는 골프장이 있다.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으면 "나이스 샷"을 외치는 선남선녀들의 명랑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산 정상부는 급수 시설로 보이는 골프장 부지다. 

 

 

산을 내려와 집에 들어오니 소음이 사라지고 조용해졌다. 민원이 들어와서 더 이상 공사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휴일에 시끄러운 공사를 하는 건 자제해야 맞다고 본다.

 

집에서 쉬다가 둘째네한테 가려고 했는데 이웃 덕분에 예정에 없던 뒷산길을 걷게 되었다. 몸이 가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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