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입구에서부터 박새가 맞아준다. 새들의 노랫소리가 겨울철과 달리 맑고 경쾌하다. 산 중턱에서는 어치 네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있다가 소리를 지르며 쏜살같이 날아간다. 어치는 깃털의 고운 색깔과 달리 목소리는 억세다. 어치의 지저귐 역시 활기에 차 있다.
산의 봄은 청각과 촉각으로 온다. 살짝 맺힌 땀을 씻어주는 바람의 느낌이 부드럽다. 시나브로 다가오는 봄이 한결 가까워져 있다. 저쪽에서 연치가 높으신 분이 느린 걸음으로 다가온다. 저분에게도 겨우내 간절히 기다린 봄이었을 것이다.
산길에는 사람의 발을 닮은 나무가 있다. 나무도 걷고 싶은 걸까, 꼭 껴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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