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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본느낌

프로젝트 헤일메리

샌. 2026. 3. 28. 10:56

첫째가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이 책을 두고 갔다.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흥미진진해서 책에 푹 빠졌다. 마침 영화도 개봉한 터라 극장으로 달려가서 영상으로도 만났다. 책은 4/5 정도 읽은 상태였으니까 뒷부분은 영화를 먼저 본 셈이었다. 책과 영화를 교차로 접하면서 둘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Project Hail Mary)>는 미국 작가 앤디 위어(Andy Weir)가 쓴 SF 소설이다. <마션>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마션>은 몇 해 전에 영화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고,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이번에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이 역시 개봉하자마자 호평이 따르고 있다.

 

 

태양의 온도가 점점 떨어지는 위기가 지구에 닥친다. 조금씩이긴 하나 수십 년 뒤에는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를 위험이다. 과학자들의 조사 결과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는 아스트로파지라는 미생물로 감염되었음이 밝혀진다. 전지구적인 위기 대응팀이 꾸려지고 12광년 떨어진 타우세티로 조사단을 파견한다. 인접 항성계의 별들이 전부 감염되었음에도 단 하나 타우세티만 멀쩡했던 것이다. 그 원인을 찾아서 태양을 원상복구하려는 계획이 '프로젝트 헤일메리'다.

 

타우세티 항성계에 도착해서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더니 출발한 세 명의 우주인 중 그레이스만 살아남았고, 이때부터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우주 공간에서 만나서 함께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친 외계인 로키와의 우정과 희생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로키 역시 자신의 모항성이 아스트로파지에 감염되어 그레이스와 같은 임무를 띠고 파견된 것이다. 외계인과의 첫 접촉, 그리고 서로의 언어를 배우며 소통하는 장면은 참으로 따뜻하다. 옛날에 나왔던 영화 'ET' 같은 감성의 내용이다.

 

책에서는 과학이나 공학적 서술이 많이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생략되었다. 스크린에서 자세히 나오면 지리해할지 모른다. 그러나 책은 다르다. 활자와 영상의 차이일 것이다. 대신 울컥하는 감정은 영화가 훨씬 강력하다. 책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면 영화는 격정적이다. 각각의 특성이겠으나 나에게는 영화보다는 책이 더 맞는다.

 

책 내용 중에 그레이스가 지구가 돌아갈 연료를 로키한테서 보충 받는 장면이 나온다. 로키가 타고 온 우주선의 연료가 남은 이유가 상대성원리에 의해 비행 거리가 짧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상대성원리에 따르면 우주선의 질량도 따라서 증가하기 때문에 그런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다. 계산해 볼 엄두까지는 내지 못하지만.

 

전권을 위임 받아 헤일메리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스타우트라는 여성이 있다. 냉혈한 같이 차갑기만 했는데 우주인이 출발하기 전 열린 파티에서 갑자가 나타나 'Sign of the Times'를 불러 매력을 발산한다. 가사가 그때 분위기와 묘하게 잘 맞아떨어져서 숙연해진다. 스타우트 역을 맡은 배우는 독일의 산드라 휠러다. 노래를 엄청 잘한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에서는 외계인 로키의 외모와 행동을 어떻게 그려낼지가 제일 궁금했다. 나라면 이렇게 할 것이라는 상상도 했다. 실제 영화에서는 상상 이상으로 멋지고 귀엽게 로키를 만들었다.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외계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간과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생명체 공통의 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 서로 진화한 환경은 다르지만 우주 생명체는 인간과 공통 조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차가운 우주 공간에서 펼쳐지는 따스한 책이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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