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사인암과 청련암, 소나무

샌. 2023. 4. 14. 08:48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잠시 들린 단양 사인암(舍人巖)이다. 우뚝 솟은 50m 높이의 수직암벽이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옆으로는 남조천이 흐른다. 단양팔경 중에서도 도담삼봉과 함께 으뜸이다.

 

'사인(舍人)'은 고려 시대 벼슬 명칭인데 이곳 출신인 우탁(禹倬, 1263~1342) 선생이 사인으로 재직할 때 이곳에 자주 들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선생이 쓴 '탄로가(嘆老歌)'가 유명하다.

 

한 손에 막대 집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하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사인암 앞 평평한 바위에 암각 바둑판이 있다고 해서 보려고 갔는데 막상 사인암에 가서는 깜빡했다. 나이가 들면 자주 이렇게 된다. 다음에 다시 와야 할 이유 하나 남겨둔 셈이다.

 

사인암 옆에는 아담한 절집 청련암(靑蓮庵)이 있다. 

 

 

가까운 천변에 운치 있는 소나무가 있다. 수령은 100년 남짓으로 고목까지는 아니지만 정다운 한 쌍이 멋진 춤을 추는 모양새다. 

 

 

따스한 봄 햇살을 쬐며 사인암과 청련암, 소나무와 동네 주변을 한가하게 어슬렁거리며 산책했다. 고향으로 가는 달뜬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며 평온을 찾을 수 있었다. 사인암은 중생대 백악기 때 만들어진 암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공룡이 뛰놀던 1억 년 전이다. 그 앞에서 명함을 못 내미는 것은 청련암이나 소나무나 나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물며 막대와 가시는 얼마나 애교 어린 장난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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