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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리 느티나무

경남 합천군 야로면 구정리의 너른 들판에 있는 느티나무다. 대개 오래 된 느티나무는 마을 입구에 정자와 함께 있는데 이 느티나무는 드넓은 들판 한가운데에 홀로 우뚝하다. 그래서 별명이 '나홀로 나무'로 불린다.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과 연결되는 길이 정십자 모양으로 나 있다. 이 나무가 주민들이 왕래하는 중심지인 셈이다. 잠깐 있는 동안에도 여러 대의 자동차가 먼지를 날리며 지나갔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는 느티나무로 통한다고 해야 할 듯하다. 소통의 중심이며 상징이라 불러도 좋을 나무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나무는 균형잡힌 아름다운 몸매를 하고 있다. 이 느티나무의 수령은 500년이고, 높이는 25m, 줄기 둘레는 2.4m다.

천년의나무 2024.11.18

삶 / 박경리

대개소쩍새는 밤에 울고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풀 뽑는 언덕에노오란 고들빼기꽃파고드는 벌 한 마리애닯게 우는 소쩍새야한가롭게 우는 뻐꾸기모두 한 목숨인 것을미친 듯 꿀 찾는 벌아간지럽다는 고들빼기꽃모두 한 목숨인 것을달 지고 해 뜨고비 오고 바람 불고우리 모두 함께 사는 곳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슬픔도 기쁨도왜 이리 찬란한가 - 삶 / 박경리  통영 미륵산 자락에 있는 박경리기념관 뜰에 이 시가 적힌 시비가 있었다. 작가가 생의 마지막에 쓴 시들에서는 소설에서 읽지 못하는 작가의 진솔한 마음을 만난다. 작가에게 다가가는 데는 소설보다 시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한 인생이 농축되어 있는 작가의 시에는 고운 영혼의 향기가 풍긴다. 그 향기는 내 마음으로도 스며들어 따스하게 위무해 준다. 작가의 시는 쉽다. ..

시읽는기쁨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