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2

떠나가는 가을

서점에 주문한 책을 찾으러 갔는데 일요일이 문 닫는 날인 걸 깜빡 했다. 빈 배낭을 메고 경안천에 나가서 떠나가는 가을과 함께 했다. 영은미술관 뜰에는 가을이 남긴 흔적이 가득하다.  가을이 떠나가면 고니가 찾아올 거야.   경안천에는 백로가 무리를 지어 모여 있다. 길 떠날 채비를 하는가 보다. 먼 길 떠나자면 길동무가 필요하겠지.  곧 겨울이 다가온다고 수근거리는 소리들.  아파트 뜰의 수양단풍나무는 마지막 치장이 화려하다.   다음주에는 기온이 더 떨어진다고 하고 첫눈 예보도 나와 있다. 가을 옷을 제대로 입어보지도 못하고 다시 겨울옷을 꺼내 장농에 건다. 그렇게 한 계절이 가고 새 계절이 온다.

사진속일상 2024.11.24

붓다의 치명적 농담

지인이 빌려준 책이다. 부제가 '한형조 교수의 금강경 별기'인데 2011년에 나와서 현재 15쇄까지 찍었으니 종교 서적으로는 인기 있는 스테디 셀러라 할 수 있다. 불교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색다르게 접근하여 신선한 느낌을 준다. 내용이 알차서 맛있는 걸 먹듯 조금씩 야금야금 읽었다.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한 번만 읽고 말기에는 너무 아쉬워 나도 새 책을 한 권 샀다. 옆에 두고 다시 읽어보려 한다. 지금으로서는 이 책을 논할 처지가 못 된다. 지은이는 불교를 불성, 번뇌, 반야라는 세 축으로 설명한다. 불교가 이 세계를 어떻게 보는지 설명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이 세계는 인간에 의해 구성된 세계다. 즉, 세계는 주관이 만든 환상이다. 그런 면에서 불교는 관념론에 가깝다. 그렇다고 객관적 실재를 부정하지..

읽고본느낌 202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