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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모란 한 송이

가는 줄기에 딱 한 송이만 피었다. 아마 이 세상에 나와서 첫 꽃을 피웠는지 모른다. 길을 가다가 눈길을 끈 모란이다. 나는 모란이 애호하는 꽃이 아니어서 그저 일별하고 지나가는 정도지만 이 모란에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가만히 바라보니 순백의 색깔이 순결하면서 고귀하게 느껴진다. 그래, 붉다 못해 검기까지한 색깔보다는 훨씬 낫다. 모란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때는 기록에 남아 있다. 신라 진평왕 때 당나라에서 모란 그림과 꽃씨를 보내왔다. 뒤에 선덕여왕이 된 공주가 그림에 나비가 없는 걸 보고 이 꽃에는 향기가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꽃씨를 심어보니 향기 없는 꽃이 피었다고 한다. 선덕여왕이 어릴 때부터 영민한 소녀였다는 얘기다. 실제로 코를 대보니 전하는 이야기와는 달리 향기가 진하다. ..

꽃들의향기 2023.05.14

숨결이 바람 될 때

부제가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이다. 이 책을 쓴 폴 칼라니티(Paul Kalanithi)는 1977년 뉴욕에서 태어나서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공부했다. 문학과 철학에 관심을 보인 그는 인간을 깊이 이해하고자 예일 의과대학원에 입학해 신경외과 의사의 길을 걸었다. 의사로서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던 중 암이 찾아왔다. 투병 중에도 레지던트 과정을 마무리하는 등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치열하게 살다가 2015년에 사망했다. 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생애를 정리하면서 쓴 책이다. 죽음 앞에 선 한 인간의 진솔한 고백이라 할 수 있다. 짧지만 뜨겁게 살다 간 아름다운 영혼을 만날 수 있다. "의사의 의무는 죽음을 늦추거나 환자에게 예전의 삶을 돌려주는 것이 아..

읽고본느낌 202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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