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쥬마루는 야마오 산세이가 쓴 책에서 처음 접했다. 그래서 이번에 야쿠시마에 갈 때 꼭 보고 싶었던 나무였다. 다행히 버스 투어 때 나카마[中間]에 있는 가쥬마루를 볼 수 있었다. 가쥬마루는 곧게 자라지 않고 옆으로 가지를 펼쳐 가며 싸목싸목 거목이 되는 특수한 나무다. 옆으로 퍼져 가는 가지에서 아래로 털뿌리가 자란다. 여러 해에 걸쳐서 땅에 닿고, 닿은 뒤에는 뿌리를 내리며 새로운 줄기의 하나가 된다. 한 그루지만 줄기가 여러 개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작은 숲처럼 우거지는 것이다. 야마오 산세이는 가쥬마루 위에 판자를 깔고 작은 오두막을 지어서 하늘을 보며 쉬었다고 썼다. 나무 위가 평평하고 단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나카마의 가쥬마루는 워낙 거목이어서 내가 상상하던 그런 나무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