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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국 1

굴뚝집 / 김명국

꿈이 있다면 비록 허름하더라도 내 집을 갖는 일이다 논도 한 서너 마지기쯤 있으면 좋겠다 텃밭도 조금 있고, 남들도 갖기 꺼리는 밭이라도 내 몫이 된다면 그곳에다 채소를 심으리라 경운기는 있어야겠지만 없어도 괜찮겠지 가끔씩은 멀리 가야 하므로, 헌 자전거가 하나 있어야겠다 지붕은 슬레이트든 기와든 상관없겠지만 초가집이면 더욱 좋겠다 손수 들에서 거둔 짚으로 이엉을 얹고 용마름을 해두리니, 지붕을 잇는 가을날이면 눈부시리라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행복하리 일하는 날보다 일하지 않는 날이 더 많더라도 근심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책도 읽고 시도 쓰고 답답하면 논둑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떠날 수 있다면, 남들이 손가락질해도 할 수 없겠다 옆집에서 넘어온 오이순을 탐내지 않았듯 눈이 많이..

시읽는기쁨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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