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의 85호 크레인 높은 곳에 50대의 여성노동자가 있다. 김진숙 씨다. 올 1월 6일에 올라갔으니 200일이 넘었다. 그는 해고 노동자의 복직과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외치고 있다. 그동안 전국에서 세 차례나 희망버스가 다녀갔다. 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방관자다.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그가 쓴 를 읽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울어본 것도 처음이다. 전에 그의 연설을 동영상으로 보며 울컥한 적은 있었지만 삶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책에는 그의 지난했던 삶의 여정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겨우 중학교를 졸업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소위 공순이에서 버스 안내양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이 지내다가 1981년에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