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태버섯 5

뒷산 버섯

강성한 북쪽 기단 세력이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을 방해하고 있어 더위가 물러났다. 두 기단 사이에 저기압이 자리잡은 탓에 연일 비가 내린다. 날씨가 작금의 한반도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다. 북쪽에서 핵을 빌미로 큰소리를 치니까 덩치 큰 남쪽 대양세력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 믿지만 걸핏하면 찾아오는 이런 긴장 상태가 저희들끼리의 꼭두각시 놀이 같다. 어제는 잠시 비가 그친 틈에 뒷산에 올랐다. 뒷산은 버섯 세상이 되어 있었다. 산길 주변에 돋아난 버섯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어떤 버섯은 꽃에 못지 않게 예뻤다. 그러나 버섯에는 일자무식이라 이름을 아는 건 별로 없었다. 버섯 도감이라도 사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버섯은 색깔이나 생김새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우..

사진속일상 2017.08.18

서울둘레길 걷기(11)

지난 번에 비로 중단했던 낙성대에서 서울둘레길 11차 걷기를 시작한다. 5코스 관악산길 후반부 9km를 걷는다. 한 달에 두 번씩 행하는 이 걷기는 동기들 만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늘 그 얼굴이긴 해도 정기적인 만남이 있다는 건 의미가 크다. 다른 과에서는 우리를 부러워한다. 낙성대(落星垈) 강감찬 장군 동상. 948년에 이곳에서 장군이 태어났다. 그날 하늘에서 여기로 큰 별이 떨어졌다고 한다. 산길의 망태버섯. 삼성산 자락에 있는 호압사(虎壓寺). 호환을 줄이기 위해 태종 때 세운 절이라고 한다. 때죽나무 연리지. 관악산을 지나는 서울둘레길 5코스(12.7km)는 오르내림이 적당한 산길이다. 호압사 주변은 산림욕장을 비롯해 걷기 좋은 산책길을 잘 조성해 놓았다. 이런 길은 걸을수록 산의 정기를 받으..

사진속일상 2015.09.04

버섯 산행

은고개에서 남한산성을 지나 샘재까지 이어지는 산길을 걸었다. 광주에서 서울을 향해 북쪽으로 난 길이다. 길이가 12km 정도 되니 산길로는 꽤 길다. 몸 상태가 좋을 때도 완주하면 노곤해진다. 축축한 여름 숲에는 다양하게 생긴 버섯이 많았다. 버섯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깊 옆에서 눈에 띈 버섯이 이 정도인데 산속에는 다른 종류의 버섯도 많을 것 같다. 무식하게도 망태버섯 외에는 이름을 아는 게 없다. 이 버섯들은 식용이 아니므로 이렇게 살아남아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망태버섯을 맛있게 먹는 벌레가 있다. 작지만 무섭게 생겼다. 숲은 지금 도토리가 익어 떨어지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여기저기서 투두둑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연신 들린다. 머리에 맞을까 봐 걱정될 정도다. 도토리 줍는 사람도 많다...

사진속일상 2014.08.17

덥고 힘들었던 중원산

어제는 트레커 팀 열 명이 양평에 있는 중원산(中元山, 800m)에 올랐다. 장마철이라 습도가 높고 온통 구름과 안갯속에 덮인 날이었다. 후덥지근하고 땀이 많이 났다. 산도 생각한 것보다는 상당히 험하고 거칠었다. 산행 들머리인 중원리에서 정상으로 가는 오르막은 급경사였고, 능선길은 날카로운 바위를 타고 오르내려야 했다. 중원계곡 역시 돌길을 걸어야 했다. 늘 긴장해야 하는 길이었다. 더구나 하산하면서 길 없는 길을 헤치고 내려오느라 많이 지쳤다. 산의 기를 받는 게 아니라 도리어 빼앗기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산행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이젠 산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하다. 포근히 안기는 것 같은 산이 있는 반면 궁합이 잘 맞지 않는 산도 있다. 이번에 중원산이 그랬다. 내가 참가할 때마다 오지산행을 하..

사진속일상 2013.07.07

파주 비학산길을 걷다

히말라야 팀과 산길을 걸었다. 파주 법원읍에 있는 비학산을 중심으로 여러 산들이 이어진 산줄기를 따라 걷는 길이었다. 비학산(飛鶴山, 454m)은 해발 500m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산이지만 산길은 고만고만한 산들이 연이어 있어 쉼 없이 오르내림이 반복되면서 아기자기했다. 대부분 걷기 좋은 흙길이었고 쉼터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산길이 U자형으로 되어 있어 자연스레 원점 회귀가 된다는 점이다. 이 비학산은 1968년의 청와대 습격 사건 때 무장공비들의 침투로였다. 지금도 산에는 그들의 은거지였던 장소가 남아 있다. 산에서는 여러 종류의 버섯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망태버섯을 본 것은 제일 큰 수확이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망태버섯을 비학산에서 드디어 만난 것이다. 망태..

사진속일상 201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