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원네 머슴 하판쇠 덫에 걸린 멧돼지 배를 가르다가 주인영감 잡수실 쓸개를 제 입에 꿀꺽 집어삼키고 경상도 상주 어디서 새경도 못 받고 쫓겨온 노총각 나락섬을 머리 위로 훌쩍훌쩍 내던질 만큼 진창에 빠진 구루마도 혼자 덜컥덜컥 들어올릴 만큼 힘은 세지만 씨름판에서는 마구잡이로 밀어만 붙이다가 번번이 제풀에 나뒹구는 바봅니다 멧돼지 쓸개를 따먹어서 판쇠는 쓸개 빠진 짓만 골라서 합니다 조무래기들과 어울려 팽이 치다가 남의 논밭에서 일해주다가 주막에서 남의 술값이나 물어주다가 천생원에게 멱살 잡혀 끌려가는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새경 받고 솜리 장에 가서 제일 먼저 까만 금테 라이방을 샀다는데 동네 아낙들이 멋쟁이라고 추켜준 뒤로는 밤에도 그걸 걸치고만 다닙니다 천생원이 만경 사는 형님에게 생일선물 보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