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살구꽃은 우리나라 시골 마을의 봄 풍경을 대표하는 꽃이다. 살구꽃을 비롯한 온갖 꽃들에 파묻힌 농촌 마을은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추억의 고향 모습으로 뇌리에 박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살구꽃은 연분홍 꽃잎의 색깔이 봄기운을 더해주고 그 요염함으로 춘정(春情)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살구꽃을 요부(妖婦)나 기생에 비유하기도 한다. 옛사람의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살구꽃이 지금보다도 더 많았던 것 같다. 大抵王城十萬戶 대저 왕성은 십만 호 가까운데 春來都是杏花村 봄이 오니 온 고을이 살구꽃 천지로다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