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 2

삼인리 송악

송악에서는 삶의 처절함과 지난함이 느껴진다. 송악은 바위나 나무를 타고 오르는데 마치 밧줄 같은 줄기가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는 모습은 처절한 생존경쟁의 현장 그대로이다. 특히 송악이 다른 나무를 감고 있을 때 그것은 서로간에 죽이느냐 죽느냐의 절박한 상황을 연출한다. 이때 송악은 짖궂은 심술꾸러기 같다.그리고 바위를 타고 오르는 송악 줄기는 바위 색깔 그대로를 닮았다. 그래서 나무가 아니라 바위의 한 부분으로 보인다. 송악은너무나 바위를 사모해서 아주 바위에 딱 달라붙었다. 그러나 너무 가까이 있는 것도 내 눈에는 무척 힘들어 보인다. 송악은 엄청난 욕심꾸러기다. 선운사 입구에 있는 이 삼인리 송악은 우리나라에 있는 송악 중에서 가장 크다. 줄기 둘레가 80cm에 이르고, 높이는 15m나 된다. 여기..

천년의나무 2007.06.05

금산 송악

지난 겨울 남해도의 금산에 올랐을 때 이 송악을 만났다. 보리암 부근의 장군봉이라는 바위였는데, 송악임을 가리키는 안내 간판이 없었더라면 아마 그냥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송악은 이름만 들어보면 소나무 종류인 것 같지만 실제는 두릅나무과의 늘푸른 덩굴나무이다. 줄기에는 부착근(附着根)이 있어서 돌이나 다른 나무에 붙어서 타고 올라가며 자란다. 남쪽 지방에서는 돌담장에 이 나무를 심는다는데, 그래서 별명이 담장나무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오래 되면 담장을 감싸서 강풍에 담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영어 이름은 Ivy인데 잎이 꼭 집에서 관상용으로 기르는 아이비 잎처럼 생겼다. 이 금산의 송악은 얼마나 오랜 세월 바위와 동고동락하며 살았던지 나무 줄기의 색깔이 바위와 구별하기가 힘들다. 오래 함께..

천년의나무 200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