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3

제 분수도 모르고

작년에 아내와 에버랜드에 놀러 갔다. 이 나이에 놀이공원에 가는 게 마뜩잖았지만 오랜만에 신나는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움직였다. 롤러코스터를 비롯해서 마구 흔들어주는 기구가 너무 타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성장한 뒤로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지금도 기회만 되면 번지점프를 해보고 싶은데 그림으로나 보며 입맛만 다시고 있다. 반대로 아내는 탈 것에는 질색이다. 예전에도 자유입장권을 끊으면 아내가 손해 본 걸 만회하려는 듯 나 혼자서 몇 번씩이나 타곤 했다. 에버랜드에 간 날은 소원대로 젊은이들 틈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것도 맨 앞자리에 앉았다. 안내원이 괜찮겠느냐고 묻길래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롤러코스터의 단점은 단 하나, 너무 짧다는 것이다. 그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허락만 한..

길위의단상 2015.11.02

손주와 나들이

손주가 찾아와서 나흘째 머물고 있다. 한 번은 서울대공원으로, 또 한 번은 에버랜드로 나들이를 나갔다. 자기 의사 표시가 분명한 아이인데, 아직은 낯선 광경에 익숙해지지 못하는 나이다. 내년쯤이나 되어야 동물들과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두 군데 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특히 에버랜드는 방학이 끝난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넘쳐났다. 밤이 될수록 더했다. 소음과 번쩍이는 조명에 나 역시 쉽게 적응이 안 되었다. 손주와 함께 나들이하는 건 기사에, 포터에, 지킴이가 되는 것. 그래도 즐거운 노동이라는 것.

사진속일상 2015.08.18

에버랜드에서 놀다

기분전환을 위해 아내와 에버랜드에 놀러 갔다.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연간 회원권을 끊고 자주 다닌 곳인데 벌써 25년이 지났다. 그때는 에버랜드가 아니라 '자연농원'이라 불렀다. 한글이 영어로 바뀔 만한 한 세대의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추억의 장소를 다시 찾았다. 앞으로는 손주를 데리고 갈 일이 자주 있을 것 같다. 옛 모습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내부는 상당히 달라졌다. 그런데 평일이라 조용하길 바랐는데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았다. 인기 있는 구경거리는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해서 아예 포기했다. 휴일이면 어떨까 싶어 고개가 저어졌다. 북적거리는 걸 싫어해서는 아무래도 동심을 누릴 자격이 없는 것 같다. 버스를 타고 둘러보는 사파리 투어는 예전이..

사진속일상 201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