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장식용으로 전락했다. 올해 큰 맘 먹고 에어컨을 샀는데 한 번도 틀어보지 못하고 여름이 지나갔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았고 중부 지방에는 큰 더위가 찾아오지 않았다. 열대야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새로 이사 온 이곳은 교외 지역이라 도심과 달리 공기 자체가 시원하다. 여름에 피서를 간 것도 아니고 내내 집에 있었는데 에어컨이 아니라 선풍기 신세도 별로 지지 않았다. 9월의 늦더위로 정전이 되고 난리가 났지만 그때도 덥다는 걸 몰랐다. 그래서 겨울이 은근히 걱정이 된다. 겨울바람은 무척 세고 찰 것 같다. 이곳에서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이 맑은 공기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강원도 심심산골에 비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만하면 서울 생활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