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33

동료의 정년퇴임

동료의 정년퇴임식이 있었다. 이젠 퇴임식도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나에게도 먼 미래가 아닌 눈 앞으로 다가온 현실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에 있는 학교의 퇴임식 풍경은 많이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체 학생들 앞에서 식을 거행했는데, 이젠 조촐한 교사들만의 모임으로 변했다. 세태도 그렇고, 또 너무 학교가 크다보니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나 유대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건 교사들 사이도 마찬가지다. 교직원이 100명이 넘으니 같이 근무하면서 서로 얘기를 나누어 보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서로간에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정년퇴임식도 점차 형식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 교사로서의 보람을 찾을 수 없으니 어떤 분은 쑥스럽다며 퇴임식을 거절하시기도 한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나 또한..

사진속일상 2008.02.01

네팔에서 살고 싶다

해외에서의 노후생활을 주제로 한 기사가 지난달에 동아일보에 연재되었습니다. 정년퇴직한 연금생활자들이 가서 살만한 태국, 필리핀 등 몇나라가 소개되었는데 대개 비슷했지만 그 중에서도 네팔에서의 생활에 대한 내용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들 나라들의 공통점은 생각을 바꾸면 적은 돈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네팔, 티베트, 부탄 등의 지역은 평상시에도 관심이 많은 곳입니다. 그곳은 제가 해외여행을 간다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히말라야산맥을 끼고 있는 원시의 대자연과 함께 아직 문명에 때 묻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으로 얼마간은 낭만적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얼마 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부탄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알게도 되었습니다..

참살이의꿈 2005.10.08

일의 의미

조기 퇴직을 하고 시골로 내려가겠다고 했을 때 십중팔구 사람들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내려가서는 무슨 일을 하면서 지낼 계획인가요?” 그러나 아직껏 묻는 사람이 만족할 만한 답변을 한 번도 해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뭔가 할 일이 없으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냥 텃밭이나 가꾸며 지내겠다는 말로는 누구도 납득시킬 수 없습니다. 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이율배반적입니다. 조사에 의하면 직업으로서의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고,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에 치여 못 살겠다고 불평을 합니다. 누구나 일에서 해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에 대한 집착은 그 이상으로 강해 보입니다. 꼭 경제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사람들은 일이 없으면 삶 자체를 견뎌내지 못하는 것 같아 보입니..

참살이의꿈 200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