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2

8월 / 김사인

긴 머리 가시내를 하나 뒤에 싣고 말이지야마하 150부다당 들이밟으며 쌍,탑동 바닷가나 한 바탕 내달렸으면 싶은 거지 용두암 포구쯤 잠깐 내려 저 퍼런 바다밑도 끝도 없이 철렁거리는 저 백치 같은 바다한테침이나 한번 카악 긁어 뱉어주고 말이지 다시 가시내를 싣고새로 난 해안도로 쪽으로부다당 부다다다당내리 꽂고 싶은 거지깡소주 나팔 불듯총알 같은 볕을 뚫고 말이지 쌍, - 8월 / 김사인  김사인 시인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다른 시여서 깜짝 놀랐다. 늘 조곤조곤 속삭이듯 말하고 얌전해 보이는 시인의 내면에 이런 불 같은 열정과 일탈이 숨어 있다니, 의외였지만 솔직히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 나도 가끔씩 뭔가가 불끈 치솟아 오를 때가 있다. 주체할 수 없는 궤도 이탈의 욕구 같은 것이다. '야마하 150'은 ..

시읽는기쁨 2024.08.25

그 섬에 가고 싶다 / 장혜원

섬, 바로 그 섬 바다와 하늘이 가슴을 맞대고 병풍처럼 감싸안고 있는 그 섬에 가고 싶다 사나흘 쯤 소리가 없는, 울림이 없는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그 섬에 묵고 싶다 그대와 묵고 싶다 붉게 물든 노을 한아름 걷어다가 이불을 삼고 밤바다에 첨벙거리는 별 하나 등불 삼아 매달아 그대 숨소리 가슴에 안고 그대 체온 피부로 느끼며 밤새워 우리만의 연가를 부르리 뜻밖의 풍랑을 만나 이틀 쯤 발이 묶인다면 발을 동동 구르리 가슴 속의 기쁨 그대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숨 죽이리 - 그 섬에 가고 싶다 / 장혜원 일탈 욕구도 인간의 기본 욕구라고 한다. 사실 사람은 어느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편안함을 느낀다. 혼자라는 것만큼 외롭고 불안한 것도 없다. 출생 지역이나 출신 학교끼리 울타리를 만들고 '우리가 남이가..

시읽는기쁨 2009.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