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풀의 꽃잎은 잠자리 날개처럼, 하얀 모시적삼처럼 곱고도 투명하다. 꽃잎 뒤로 풍경이 비쳐 보이는 것만 같다. 꽃잎을 한 번 만져보고 싶은데 물 가운데에 있어서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자라풀은 물 위에 떠서 살아가는 부유식물이다. 연못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주변의 배경에 대해서 꽃의 흰색은 단연 눈에 띈다. 그만큼 곱고 깨끗하다. 꽃의 이미지와 자라풀이라는이름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이 이름은 잎의 뒷모양이 자라등을 닮아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물 위에서 피는 꽃은 연꽃 말고도 이렇게 고운 꽃들이 많다. 대개 꽃이 작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남이 보지 못하는 이런 꽃들을 만나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