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나팔꽃[Angel's Trumpet]이라 불리는 이 꽃은 재미있게 생겼다. 길이가 30 cm는 되는 대형 꽃인데 그 무게가 힘겨운듯 아래로 늘어져 있다. 처음 본 순간 오뉴월 더위에 축 늘어진 쇠불알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서양 사람은 천사가 부는 나팔 모양을 연상하고 이런 고상한 이름을 붙여준 것 같다. 하긴 천상의 천사가 지상을 향해 부는 나팔이라면 이렇게 땅을 향해 피어 있는 게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나팔꽃과는 인척관계가 없는 꽃이다. 천사나팔꽃은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관목이다. 추위에 약해서 겨울에는 실내로 옮겨야 한다. 고향집에도 화분에 기르고 있는 이 천사나팔꽃이 있었다. 요사이는 시골 화단에서도 낯선 외래종 꽃들을 자주 만난다. 대신에 채송화, 봉숭아같은 꽃은 보기가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