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 3

백철쭉

다채롭고 화려한 색깔을 가진 철쭉 중에서도 백철쭉은 담백하다. 눈길을 끄는 요염한 색깔이라면 분홍이나 진홍색 철쭉이지만 빨리 질리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희고 순결한 백철쭉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여자로 치면 요조숙녀쯤 될까, 드러나지는 않지만 바라볼수록 매력이 넘친다. 흰색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백철쭉을 보면 달항아리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우윳빛의 은은하면서 편안한 이 흰색을 나는 좋아한다.

꽃들의향기 2025.05.02

근린공원 철쭉

진달래, 벚꽃이 지고 철쭉의 계절이 찾아왔다. 어딜 가나 화려한 색깔의 철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인적으로는 철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요란하게 화장을 한 여인네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나는 작고 소박해서 눈에 뜨일락말락한 꽃에 끌린다. 동네 근린공원에도 경사면에 심어진 철쭉밭이 있다. 조성된 지는 얼마 안 되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아도 가까이서 철쭉 군락을 볼 수 있다는 것만도 감사한다. 철쭉은 이렇듯 무리지어 피어있어야 볼 만하다. 멀리서 보면 꽃주단을 깔아놓은 것 같다. 철쭉과 연산홍을 구분하는 것에 아직 자신이 없다. 내가 소싯적에 동네 산에서 만난 철쭉은 - 당시는 철쭉이라 하지 않고 진달래라 불렀고, 진달래는 참꽃이라 했다 - 아래 사진처럼 연분홍 색깔이었다. 워낙 뇌리에 강하게 남..

꽃들의향기 2023.04.22

황매산 철쭉

경남 합천과 산청 경계에 있는 황매산(黃梅山, 1108m)은 지금 철쭉제 기간이다. 지리산 바래봉, 소백산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쭉의 명승지다. 의령에서 하룻밤을 자고 황매산으로 향했다. 철쭉 군락지인 해발 800m까지 차가 올라간다. 길이 끝나는 곳에 오토캠핑장이 있기 때문이다. 평일인데도 아침 10시가 되니 넓은 주차장은 만원이 되고, 길가에까지 차들이 가득 찬다. 산 높은 곳인데도 평지와 다름 없는 분위기다. 산의 능선과 사면을 따라 철쭉 군락이 엄청나게 넓다. 24일까지 철쭉제 기간이지만 철쭉은 한창을 지났다. 일부는 반 이상 꽃이 떨어졌다. 그런데도 장관을 연출한다. 날씨만 좋았다면 더 화사한 색깔의 철쭉을 즐겼을 텐데 그것이 아쉬웠다. 능선에서는 너무 바람이 세고 먹구름이 덮혀 정상까지..

꽃들의향기 201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