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마트에서 산 물건이 한 보따리 배달되었는데 아내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참 좋은 세상이다!" 방에 앉아 인터넷으로 클릭 몇 번을 하면 약속된 시간에 집에까지 갖다 준다. 너무 편하다. 그러나 아내의 '좋은 세상'이라는 말은 액면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정말 좋은 세상일까?'라는 의문과,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라는 두려움이 '좋은 세상'이라는 말 속에 들어 있다. 가능하면 대형 마트를 이용 안 하려 하지만 가격과 편리함 때문에 무너지고 만다. 도시에 살게 되면 머리와 몸이 따로따로 놀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세상은 살기 좋아지고 편리해졌지만 우리는 전보다 더 공허해졌다. 뭔가 근본에서 멀어진 것 같고, 우리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