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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206]

고르게 나누면 복이 되고 남아돌면 해가 되는 것은 만물이 그렇지 않은 것이 없지만 재물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지금 부자가 귀는 좋은 음악을 듣고 입은 주지육림에 진력이 나고 사념에 감동하고 학업을 잊어버린다면 어지럽다 할 것이다. 날뛰는 기운대로 목구멍에 차도록 탐닉한다면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오르는 것과 같으리니 가히 고통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재물을 탐하여 우울증을 얻고 권력을 탐하여 갈증을 얻으며 거처가 편안하니 색을 탐닉하고 몸이 윤택할수록 속은 텅 빈 집이 된다면 가히 괴로운 일이라 할 것이다. 부자가 되려고 이(利)를 좇기만 한다면 가득 차서 담장에 갇힐 것이며 피할 줄 모르고 또 달리기를 그칠 줄 모른다면 가히 욕된 일이라 할 것이다. 재물이 쌓여 쓸데없는 것을 가슴에 품고 버리지 못..

삶의나침반 2012.05.11

지금 여기 / 심보선

나는 우연히 삶을 방문했다 죽으면 나는 개의 형제로 돌아갈 것이다 영혼도 양심도 없이 짖기를 멈추고 딱딱하게 굳은 네발짐승의 곁으로 그러나 나는 지금 여기 인간 형제들과 함께 있다 기분 좋은 일은 수천수만 개의 따뜻한 맨발들로 이루어진 삶이라는 두꺼운 책을 읽을 때에 나의 눈동자에 쿵쿵쿵 혈색 선명한 발자국들이 찍힌다는 사실 나는 왔다 태어나기 전부터 들려온 기침 소리와 기타 소리를 따라 환한 오후에 심장을 별처럼 달고 다닌다는 인간에게로, 그런데 여기서 잠깐 질문을 던져보자 두 개의 심장을 최단거리로 잇는 것은? 직선? 아니다! 인간과 인간은 도리 없이 도리 없이 끌어안는다 사랑의 수학은 아르키메데스의 점을 우주에서 배꼽으로 옮겨온다 한 가슴에 두 개의 심장을 잉태한다 두 개의 별로 광활한 별자리를 짓..

시읽는기쁨 2012.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