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6 2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맞을 때 등교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 컴퓨터를 열고 밤에 떠오른 생각을 글로 적을 때 "아, 잘 잤다!"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릴 때 베란다에 새가 찾아와 노래할 때 달콤한 커피향이 코 끝을 간지릴 때 밥을 먹으며 하늘에 감사한 마음이 들 때 설거지를 하고 나서 깨끗해진 부엌을 바라볼 때 버스나 지하철에서 젊은이 앞에 서지 않을 때 따스한 햇볕이 비치는 거실에 무료하게 앉아 있을 때 고독한 은자의 삶에 대한 글을 읽을 때 홀로 산길을 걸을 때 전화기 화면에 다정한 친구 이름이 찍혀 있을 때 특별한 이유 없이 미소가 떠오를 때 주변 소음이 사라지고 사방이 고요해질 때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걸 바라볼 때 윗집 아이들의 뛰는 소리에 "크는..

참살이의꿈 2012.11.16

가벼운 산책

볼 일이 있어 서울에 나간 길에 시간 여유가 생겨 남산 언저리에 들었다. 순환도로 산책로를 짧게 걸었다. 늦단풍이 아직도 선연했다. 일부는 여전히 초록색인 걸 보니 청단풍인 것 같다. 단풍 구경 하러 멀리 갈 필요 없이 내년에는 이곳으로 와야겠다. 동국대학교 캠퍼스에도 들어가 보았다. 대학 졸업하고 이곳에서 학생으로 잠시 적을 두었으니 인연이 있다. 군대에 가기 싫어 행정대학원을 1년 간 다녔다. 37년 전인 1975년의 일이었다. 캠퍼스 안에 무슨 나무가 있나 두리번거리다가 중앙광장에서 볼썽사나운 은행나무를 보았다. 꼭 이렇게 가지치기를 해야 했을까? 장충단공원에서는 수표교(水標橋)가 낯익었다. 오래된 조선 시대의 다리다. 원래는 청계천에 있었는데 복개 공사를 하면서 1959년에 이곳으로 옮겼다. 투박..

사진속일상 201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