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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안도현

오전에 깡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가위로 잘랐다 오후에는 지난여름 마루 끝에 다녀간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써서 보내고 고장 난 감나무를 고쳐주러 온 의원(醫員)에게 감나무 그늘의 수리도 부탁하였다 추녀 끝으로 줄지어 스며드는 기러기 일흔세 마리까지 세다가 그만두었다 저녁이 부엌으로 사무치게 왔으나 불빛 죽이고 두어 가지 찬에다 밥을 먹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 일기 / 안도현 고맙게도 지인으로부터 안도현 시인이 직접 서명한 시인의 근작 시집 을 선물 받았다. 시인이 서문에서 쓴 대로 '말과 문체를 갱신해 또다른 시적인 것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는 시집이다. 시인의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읽기 편하면서 가슴에 쉽게 감동이 닿았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를 이리..

시읽는기쁨 2012.11.11

산막이옛길과 화양구곡

경떠회 8명이 괴산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3, 4일 이틀간의 나들이였다. 첫째 날은 산막이옛길을 걸었고, 둘째 날은 화양구곡을 답사했다.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따라 옛길을 복원해서 만들었다. 옛날에는 깊은 산골짜기 안쪽에 산막이마을이 있었다. '산막이'는 산으로 막혀 있는 뜻이다. 1957년에 괴산댐이 만들어지면서 계곡이나 길이 대부분 물에 잠겼을 것이다. 걷기 열풍이 불면서 이 길이 다시 세상에 드러났다. 마을 사람이 오가던 고단한 길이 아니라 건강과 레저용으로 탈바꿈된 길이다. 흙길도 있지만 대부분이 나무 데크로 만들어졌다. 이런 길은 호젓하게 걸어야 맛인데 주말이라 그런지 너무 사람이 많았다. 저녁이 되어서야 소란이 잦아졌다. 아담한 괴산호 풍경. 늦가을 산이 포근했다. 연리지. 여러가지..

사진속일상 201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