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이 나온지 20년이 넘은 책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을 하며 고향에 있는 두 아들, 흑산도에 유배된 형, 그리고 자신의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 모음집이다. 한 인간의 내면세계를 엿보는데 편지만큼 솔직한 것도 없다. 다산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는 근엄한 학자가 아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선생의 인간적 면모를 만나게 된다. 다산 역시 자식 걱정에 노심초사했고, 학문에 정진하는 모습을 기뻐했다. 지켜야 할 예절에서부터 채소밭 가꾸는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또한 형의 건강을 염려해서 개고기 요리하는 법까지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절로 미소가 일어난다. 번역한 이는 다산을, '칠흑같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실낱 같은 한 줄기의 민중적 의지로 75년 동안 치열하게 살다가 사라져간 위대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