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 32

난 별 본 적 없다 / 학생 작품

회색 숲 속 칙칙이 둘러싼 덤불 따라 걸었다. 터덜대는 발자국 하나 찍힐 때마다 뿌옇게 모래먼지가 너덜거렸다. 이제 간신히 열 여서 일곱. 고개 들어봐도 보이는 건 불 꺼진 하늘이다. 까만 밤하늘은 본 적 없다. 파란 갓등에 불 꺼진 듯 그런 하늘만 봤다. 내가 아는 하늘은 분명 낮에는 퍼렇고 밤에는 까만 하늘이다. 어른들은 늦게 들어가는 우리들 불쌍하고 걱정되니 가는 길에 불 켜둔다 했다. 그 졸렬한 불빛에 하늘이 미간 찌푸리고 구역질할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 돌리는 것, 내가 집 가는 길에 분명히 봤다. 나는 이제 겨우 열 여서 일곱이지만 그래도 하늘에 별 있고 달 있는 건 안다. 원래 밤하늘이 시커멓고 거기에 바늘로 구멍 숭숭 뚫은 것처럼 별 있어야 한단 것도 안다. 어른들은 우리더러 책상 앞에 앉..

시읽는기쁨 2013.07.03

홍천 팔봉산

친구가 팔봉산 자락에 전원주택 터를 가지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마치고 들어갈 살려는 장기적인 목적으로 산 것이다. 작년에 그 터를 구경하고 팔봉산을 처음 보았다.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생긴 산의 풍광이 좋았다. 산을 에두르며 홍천강이 흐르고 있어 산과 강이 잘 어우러진 풍경이었다. 팔봉산(八峰山)은 여덟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인데 봉우리 높이는 3백m급이다. 그래서 동네 뒷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어제 아내와 함께 산을 찾았다. 그런데 웬걸, 바위로 된 여덟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게 만만치 않았다. 상당히 위험한 구간도 있었다. 작년 가을에는 5봉에서 추락사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쉽게 생각했다가 네 발로 엉금엉금 기느라 땀깨나 흘렸다. 팔봉산 최고봉이 해발 327.4m인 2봉이다...

사진속일상 201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