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4 2

둔리 느티나무

수덕사로 가기 위해서는 수덕고개를 지나야 하는데, 고갯마루에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다. 수령이 300년 가까이 된 나무들이다. 이곳에 예전에는 주막이 있었음 직한 위치다. 지나던 길손이 이 느티나무 아래서 막걸리를 마시며 다리를 쉬었으리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주변에 육괴정(六槐亭)이 있다는 안내문도 있다. '괴(槐)'가 원래 회화나무를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느티나무의 뜻으로 쓰인 것 같다. 느티나무 옆에는 지금 현대식 2층 상가가 들어서 있지만 차라리 옛날 주막집을 복원해 놓는다면 더 나을 것 같다. 음식점 네온사인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천년의나무 2013.11.04

식사의 품위

아내가 날 편하게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먹는 데에 무던한 것이다. 이제껏 반찬 투정을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식사는 간소한 게 좋다는 주의라 군대식대로 늘 1식3찬을 강조한다. 있는 반찬 아무거나 한두 개만 있으면 만족한다. 배고플 때 냉장고를 열고 혼자서도 잘 챙겨 먹는다. 부엌 출입하는데 남편 아내의 구별이 없다.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어도 다행히 삼식이 새끼라는 핀잔은 듣지 않는다. 그래서 유별나게 반찬 투정을 하거나 식탐(食貪)을 하는 사람을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까지는 좋으나, TV의 음식점 소개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정말 꼴불견이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먹는 걸 탐하는 걸 보면 측은해 보인다. 사는 게 너무 천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

참살이의꿈 2013.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