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시절에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라는 말만으로도 매력적인 철학자였다. 그의 책을 읽고 세상의 허무함을 자각한 여러 사람이 자살했다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옛날 노트를 보니 쇼펜하우어의 를 읽었던 느낌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고작 스무 살짜리가 쇼펜하우어를 자네라고 부르며 젊음의 객기를 부리는 모습을 흰 머리가 되어 흐뭇하게 바라본다. 1973/9/27 Arthur Schopenhauer(1788-1860) Schopenhauer에 대한 선입감은 누구나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독특하고 쓴 웃음이 나오는 묘한 감정 말이다. 처음 그의 저서를 대할 때는 막연한 기대감과 두려움으로 높은 산을 정복하기 전의 알피니스트의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 그의 思想에 젖어보고 싶었으며 특출한 그의 재능이 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