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무대로 한 영화 중에 이만큼 사실적이고 실감 나게 그린 작품도 없는 것 같다. 보는 영화가 아니라 체험하는 영화다. 종래의 영화 인식을 바꿀 만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포스터에 나오는 것처럼 외계인도, 우주전쟁도 없다. 내용은 단순하다. 우주정거장 사고와 그 이후의 귀환 과정에 대한 얘기다. 등장인물도 단 두 명이다. 궤도에서 보는 우주와 지구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화면에 몰입되면서 마치 내가 우주인이 된 듯하다. 그러나 고요하고 평화롭던 우주는 한순간에 공포로 변한다. 진짜 우주의 모습인지 모른다. 지구 품을 벗어난 곳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중력은 만물을 연결하는 힘이다. 중력이 없으면 우리는 모두 절대 고독의 외톨이다. 중력은 단순히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인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