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0 2

산박하

이놈이 누굴까, 궁금해 하며 유심히 보고 있는데 지나던 사람이 말을 붙인다. 들어보니 꽃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내가 꽃을 바라보는 걸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일면식이 없어도 꽃 이야기만으로 쉽게 가까워진다. 그러나 큰 카메라를 든 사람은 왠지 어렵고 경계심이 생긴다. 좋은 사진 찍으려는 욕심이 먼저 발동하기 때문이다. 그분이 이 꽃을 산박하라고 알려줬다. 친절하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들어가 사진까지 보여주며 확인시켜 준다. 꽃은 작고 앙증맞다. 너무 작아 사진 찍기가 어려울 정도다. 가까이 다가가니 대부분이 핀트에서 빗나갔다. 그러나 작아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입술을 벌리고 활짝 웃는 모양새다. 작고 볼품없어 보여도 자세히 보면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비단 꽃..

꽃들의향기 2016.09.20

큰꿩의비름

때가 지났지만 아직 예쁜 핑크색을 보여주고 있었다. 남한산성 성곽에 피어 있는 큰꿩의비름이다. 꿩의비름 꽃이 옅은 색깔인데 비해 큰꿩의비름은 선명한 붉은색이다. 한창일 때 보면 색깔이 고혹적일 정도로 곱다. 또한 수술이 꽃잎보다 길게 나오는 게 꿩의비름과 다른 특징이다. 남한산성의 성곽 돌 틈 사이에서 초가을을 장식해 주는 꽃, 큰꿩의비름이다.

꽃들의향기 201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