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3 2

삶은 홀수다

김별아 작가의 산문집이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칼럼을 모은 것이라 시사성이 짙은 내용이 많다. 글마다 후기가 붙어 있는 게 특이하다. 현재 시점에서 본인의 느낌을 재정리했는데, 작가의 글에 대한 책임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한 작가의 인간적 특징은 산문을 통해 잘 드러난다. 그의 일상이나 관심사, 가치관이 직설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소설 등의 작품을 통해서는 작가에 대한 내적 정보를 얻기 힘들다. 그러므로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산문을 읽는 것이 필수다. 김별아 작가의 인간적 매력도 이 산문집을 통해 넉넉히 확인할 수 있다. 에서는 반짝이는 우리말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소설가라 어휘력이 풍부한 건 당연하겠지만 적재적소에 배치된 우리말이 문장을 더 빛나게 한다. 새로운 단어를 여럿 알게 되었다. 써..

읽고본느낌 2016.09.23

낮술에 환해지다

점심 모임에서 와인으로 반주를 했다. 기분이 들떠서 뒤에 가서는 소주도 추가했다. 햇살 속 낮술에 세상이 환해졌다. 낮술에는 금기를 깨는 짜릿함이 있다는 시인의 권주가를 따라 읊으며.... 낮술에는 밤술에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거나, 뭐 그런 것. 그 금기를 깨뜨리고 낮술 몇 잔 마시고 나면 눈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햇살이 황홀해진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아담과 이브의 눈이 밝아졌듯 낮술 몇 잔에 세상은 환해진다. 우리의 삶은 항상 금지선 앞에서 멈칫거리고 때로는 그 선을 넘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라. 그 선이 오늘 나의 후회와 바꿀 만큼 그리 대단한 것이었는지. 낮술에는 바로 그 선을 넘는 짜릿함이 있어 첫잔을 입에 대는 순간 입술에서부터..

사진속일상 201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