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트레커에서 백마산길을 걸었는데, 올해는 나 홀로 같은 코스를 밟았다. 여럿이 시끌벅적한 것보다는 혼자 걷는 산행이 나에게는 맞는다. 평일 백마산 능선은 호젓하게 걷기 좋은 길이다. 사람 소리는 거의 들을 수 없다. 금년 들어서는 등산을 거의 하지 못했다. 지지난달에 어쩌다 축령산에 오른 게 전부다. 다시 산과 친해져야겠는데 체중이 불어선지 몸이 무겁고 게을러지고 있다. 아무래도 심기일전해야겠다. 산에 들면 산으로부터 받는 기가 있다. 몸은 피곤해도 활기가 돋는다. 도시 길을 걸을 때와는 완연히 다르다. 산의 정기를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침묵 속에서 걷는 게 좋다. 정신을 흩트리지 말고 자연에 나를 맡겨야 한다. 산길을 걷는 것은 육체의 활동과 함께 정신의 정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