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쯤 주변 상황이 무척 힘들 때였다. 벌여놓은 일이 걸림돌이 되어 모든 것이 꼬이기만 했다. 한 친구가 여주로 찾아왔다. 친구가 내 사정을 자세히 알 리는 없었다. 저녁을 같이 먹으며 친구는 자기 집의 행복을 자랑했다. 부모님이 이웃에 덕을 베풀며 살기 때문에 자신들이 복을 받고 있다는 말이었다. 친구네 집은 우리보다 훨씬 더 형제간에 우애가 있고, 걱정거리가 적은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비교되는 처지에서는 심사가 편안치 않았다. 덕에 반드시 어떤 보상이 따라온다는 논리는 단순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현실은 오히려 반대의 경우도 흔하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선행하는 행위와 인과관계로 연결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복잡하다. 우리가 덕으로 생각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