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있는 천주교 성지를 모두 순례해 보자고 아내와 다짐한지 어느덧 7년이 지났다. 퇴직할 무렵이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 아내는 열심인 신자이지만, 나는 그동안 냉담으로 변했다. 이번 순례에는 종교적 의미 외에 부부가 국내를 함께 여행한다는 데에도 방점이 있다. 전국을 돌면서 큰 나무를 보고, 지역 명소를 찾아보고, 맛있는 음식도 맛보려 한다. 천주교 성지와 사적지는 400여 곳이 된다. 가까운 곳은 당일로 다녀오지만, 먼 곳은 1박이나 2박의 여정이 될 것이다. 3년 정도면 일주를 하지 않을까 싶다. 무겁지 않게 경쾌한 마음으로 첫발을 내디딘다. 1. 용소막 성당 1904년에 세워진 교회로 강원도에서는 풍수원, 원주에 이어 세 번째로 역사가 오래다. 이곳은 1866년 병인박해 이후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