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앉은부채

샌. 2005. 3. 23. 13:24


 

산 속 그늘진 골짜기에는 아직 눈이 남아있다. 눈을 뚫고 피어나는 봄꽃들 중에서 특이한 것이 앉은부채이다. 다른 꽃들과 마찬가지로 잎이 나기 전에 먼저 꽃을 피우는데 그꽃의 생김새도 특이하거니와 나중에 돋아난 잎은 마치 열대 식물을 연상시킬 정도로 넓고도 싱싱하다.

 

펼쳐진 잎이 마치 부채와 같다고 해서 이름도 앉은부채라고 한다. 그런데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꼭 감실 안에 애기부처가 앉아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름이 '앉은부처'에서 '앉은부채'로 변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놈은 주책없이 등산길에도 마구 자라나 애꿎은 등산객들의 발길에 밟히기도 한다.

 

아직 대부분의 식물이 싹을 틔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을 때 앉은부채는 독야청청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며 자라고 있다.

특히 앉은부채는 호흡열을 많이 낸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의 눈은 사진처럼 녹게 된다. 아무래도 이 놈은 생김새부터가 일반적인 꽃과는 다르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에 피어나지만 저 열대 지방의 뜨거움을 간직하고 있는 정열의 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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