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동백

샌. 2005. 3. 11. 13:44


 

내일부터 여수 오동도에서 등백꽃 축제가 시작된다고 한다. 지금쯤은 오동도 동백꽃이 활짝 폈을까? 지난 달에 찾아갔을 때는 때가 아니어서인지만개한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그러던 것이 돌산도 향일암에서 이 동백을 만났다. 바다를 마주한 곳에 백 년은 넘어보이는 아주 오래된 동백나무에 아름다운 자태의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수 천 그루씩 자라고 있는 오동도나 거제도에서는 보지 못 한 것을 여행의 마지막 날 향일암에 있는 한 그루 동백나무에서 만난 것이다. 그때의 들뜬 기분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설렌다.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만 생활한 나로서 동백은멀리 떨어진 상상 속의 나무나 꽃이었다. 겨울에 남해안으로 여행할 기회도 그리 많지 않았다. 동백나무의 육지쪽 북방한계선이 된다는 선운사에는 자주 갔지만 늘 꽃철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거기는 철망으로 담을 쳐놓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그러던 것이 기대하지도 않았던 향일암에서그리던 예쁜 동백꽃과 만난 것이다. 인생에서도 가끔씩 그런 일이 생긴다. 우리는 넓고 편한 길을 원하지만 신(神)은 어떤 때는 오솔길로 우리를 인도하고 거기에 예쁜 보물을 숨겨두고 있는 것이다.

 

 

동백은그리움과 정열의 꽃이다. 한적한 해안가에서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홀로 피어있는 동백의 이미지는진붉은 꽃잎의 색 만큼이나 강렬하다. 사시사철 푸른 잎에 진홍빛 꽃잎, 그리고 샛노란 수술의 색깔은 눈을 두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요염함을 풍긴다.

 

어떤 사람은 동백은 숲을 이루어야멋있다고 하지만, 바닷가에 홀로 서서 붉은 꽃을 피우는 외로운 동백나무 또한 그에 못지 않게아름다울 것 같다. 거기에 하얀 눈까지 내려있다면 더욱 금상첨화일 것이다.

 

동백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이다. 그런데 동백(冬栢)이라는 이름은 속명이고, 원명은 산다(山茶)라고 하는데 그것은 동백의 잎이 차나무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춘(椿)이라 하며, 중국에서는 해홍화(海紅花)라 한다고 '화하만필(花下漫筆)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또는 한사(寒士)라고 불리었다고도 한다.

 

앞으로는 동백꽃과 친구라는 동박새도 보고 싶고, 그리고 통째로 꽃이 떨어져 내려 붉은 눈물 같다는 동백꽃 지는 풍경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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