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올들어 처음 만난 꽃

샌. 2005. 1. 30. 17:42


남녘 지방에 내려갔다가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다.

작은 농촌 마을 앞 밭둑에 개불알풀꽃 무리가 환하게 피어서 반겨주었기 때문이다.

개불알풀은 이른 봄에 꽃이 피는데 자줏빛이 나는 작은 꽃잎이 무척 귀엽고 예쁘다. 이렇게 한겨울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모습은 나에게는 이색적이다. 눈이라도 내렸다면 더욱 색다른 풍경이 되었을 텐데 하고 욕심을 부려본다. 하여튼 올해에 자연 상태에서 만나는 첫 꽃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이 귀여운 꽃 이름이 왜 하필 개불알풀일까 하고 궁금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꽃이 지고나서 맺히는 열매 두 개의 모양이 개불알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이름을 지은 사람의 짖궂은 장난끼가 느껴진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봄까치꽃으로 부르자고도 한다. 예부터 그런 이름으로도 불린 모양인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쪽이 훨씬 더 정감이 간다.

오늘부터 다시 추위가 찾아온다는데 따스한 날씨에 일찍 얼굴을 내민 저 꽃들도 화들짝하며 놀랄 것만 같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다른 풀들은 아직 단잠을 자고 있는데 혼자 이렇게 일찍 깨어나 태양을 향해 꽃을 피웠을까?

이번 추위를 잘 이기고 새 봄의 밝은 희망을 모든 생명들에게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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