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수련

샌. 2005. 1. 6. 17:48


 

기회가 된다면 수련을 키워보고 싶다. 작은 연못을 하나 만들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입이 넓은 그릇에 물을 담고 수련을 띄워 거기에 작은 꽃이 피어난대도 좋겠다. 한여름의 물 위에 넓고도 여유롭게 떠있는 잎사귀는 거울처럼 윤기가 있고, 그 사이에 한두 송이 청초하게 피어있는 수련을 보면 온갖 마음의 시름이 다 잠들 것 같다.

 

그래선지 수련은 한자로 水蓮이 아니라 잠잘 수자로 된 睡蓮이다. 마음의 걱정과 시름을 잠재워 준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수련을 키워본 사람의 얘기로는 수련의 지는 모습이 무척 예쁘다고 한다. 처음 꽃봉우리였을 때처럼 꽃잎을 여미고 나서는 소리도 없이 물 밑으로 자취를 감추는데, 그 마지막 모습이 그렇게 단아하고 우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상으로만 그려 보는 것이지만 수련이 곱게 피었다가 아름답게 지는 모습은 인간사와 비교할 때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다.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추한 꼴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늘이 준 자신의 몫에 성실하며 가식과 탐욕없이 살아가는 모든 존재의 모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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